인연의 오묘함 [하루하루잡담]



이번 제주도 여행에서는 나는 어떤 커플을 봤었다. 키가 큰 모델같은 흑인 한명이랑 작은 고등학생 같은 동양인 여자애였다. 그 조합이 기묘해서 눈여겨 봤다. 그리고 그 여자애는 일본인이였나보다. 일본어와 영어를 구사했다. 여튼 그 커플을 난 여행동안 3번이나 봤었다. 볼때마다 '신기해 여기서 보게 되네'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이것도 인연일까 생각했는데, 결정적으로 성산 일출봉 근처에서 그들을 또 보게 되었다. 이제 4번째. 제주도의 여럿곳에서 4번이나 만난다는 것은 그래도 신기한 일이잖아. 그리고 이 4번째 만남에서 가벼운 인사정도는 소통을 하게되었고, 내가 우도를 가는 길을 안내했다. 팔로우미! 블락 노노. 짐 자무시의 <미스트리 트레인>의 한장면처럼 걸어간다. 그리하여 그들에게서 "감사합니다"라는 한국어를 듣게 되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오묘함도 결국은 그렇게 4번째로 해서 막을 내린다. 이런 시간들로, 나는 이번 제주도 여행에서 인연의 한계라는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래도 지속되는 것은 쉽지 않는 거야. 만남은 기뻤지만 어찌되었던지 모든 만남은 지속되지 않았다. 그런 생각이 몰아치자, 얼른 제주도를 떠나고 싶었다. 분명 그런 아쉬움 앞에는 기쁨이 있었을 것인데, 뒤의 아쉬움이 앞의 기쁨을 돌아보지 못하게 만들었다. 제주도를 떠날꺼야, 더 오래가는 무엇인가를 잡을꺼야, 라면서 주절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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