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일러 경고)
오즈 야스지로 의 1949년 작.
간단 줄거리. 혼자사는 아빠가 딸을 결혼 시키려고 하는 이야기. (너무 간단한가. 간단하게 하는게 취지이니-_-;)
0.회고전을 해서 못본 영화를 한꺼번에 볼 심상으로 연달아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들을 봤더니, 뭔가 좋은 점도 있는 것 같고 나쁜 점도 있는 것 같다.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비슷한 스타일, 비슷한 주제를 다룬다는 말이 많은데, 그것이 더 손쉽게 와닿았고, 머릿 속에는 영화들이 뒤엉겨 버렸다. 그것도 배우들 조차 비슷하잖아-_- 차근차근 생각하지 않는다면, 거대한 이야기는 그대로 남아도 낱낱의 이야기는 뒤범벅이 되어버린 듯하다.
여튼 우연적인 기쁨보다는 차근차근한 행복들을 지금의 나로썬 더 좋아하는 관계로 다음에는 이런 부분도 신경을 써서 영화를 관람해야 겠다. 헛갈리기 싫다면 다른 사람들도 시간차를 두고 보는게 좋을 듯 싶다.
회고전이라는 성격이, 우선은 하나의 감독을 조명해 보는 것이고, 많지 않은 예술극장들에서, 그러한 프로그램을 하다보니, 회고전이라면 어떤 컨셉으로 인한 회고전이라기보다는 한 감독 위주의 회고전이 되어버리는 듯하다.
오즈 야스지로 회고전이라면, 계절 순으로 보는 기획 이라던지, 맛시리즈로 편성한다던지, 연대기 순으로 한다던지, 그가 말하는 자신의 베스트순이라던지, 등등 여러가지의 방법이 있겠지.
하긴 자신만의 회고전을 자신 머릿속에 구성해서 보는 것도 나름 의미 있겠지.-_-
회고전 기념으로 오즈 야스지로의 책도 시중 보다 싼 가격으로 판다고 하니, 그런 부분에선 적당한 이벤트같기도 하다. 팜플렛이 간단한 소개와 입문을 위주로 한다면, 책이라면 그래도 더 깊이 있는 부분을 이야기하긴 하니까.
1.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여배우인 "하라 세츠코". 이 영화에서는 과년한 딸로 나온다. 뭐하고 먹고 사는지는 잘 몰겠지만, 여튼 방에 책도 많고 그렇긴 하다. 친한 여자친구에게 속기사 자격증에 대해서 나중에 물어보니, 지금은 직업이 없는게 확실하다. 이분은 상당히 매력이 있는 배우인데, 여튼 초반에 정말 과하다 싶이 웃는 표정으로 나온다. 하지만 이게 이 1940년대, 그리고 이 시대의 어떤 문화적인 특성인가는 내가 또 잘 모르긴 하다만, 다른 배우들보다 역시 확실히 잘 웃는다. 이 표정이 뒤에 갈등이 생기면서 사라지는데, 그래서 이러한 웃음표정이 의도화된 과장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조금 오바해서 비교하자면, "배트맨 다크나이트" 에서 조크가 막- 웃다가 웃음을 그치는 순간을 위해서, 웃는 것이랄까.
여튼 이 여주인공의 표정연기도 볼만하다. 다른 영화에서와 이 여인의 표정을 더 비교하면 이번 영화에서의 의도를 더 확실히 알 것 같기도 하다.
히라 세츠코가 출연한 야스지로 영화의 순대로 보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늦봄(1949) -> 초여름(1951) -> 동경이야기(1953) -> 동경의 황혼(1957) -> 가을 햇살(1960) -> 고하야가와가의 가을(1961) 순으로 말이다.
그러고보면 표정의 의도를 파악하는 목적이 아니라,
이렇게 한 배우가 나이를 먹어가는 순으로 영화를 순서대로 보는것도 참 재미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세월의 힘을 영화로 느껴보는 것. 점차적으로 변화하는 것이니, 오히려 세월의 힘을 느낄 수 없을려나. 영화판 "엑스파일2"처럼 멀더와 스컬리가 몇년 뒤에 찍었을때 세월의 힘을 느끼는 것과는 다를 거니까.
2. 영화관람 할 때, 이상하게 나이 많은 분들(40-50대)이 많았는데, 오히려 이 영화분위기가 더 어울리지 않는가도 모르겠어요.
3. 외국영화, 그것도 예전 영화, 그리고 더더군다나 문화나 사회에 관한 영화는 생소한 느낌이 꽤 많은데, 이 영화도 그렇지요. 친구의 딸과 선술집에 가서 술을 마시는 문화도 어색하고, 아버지친구가 재혼했다고 농담하는 것도 이상하고요, 뭐 별로 나이도 작지 않은데 노처녀라고 마구 그러는 것도 이상하진 않지만 우습기도 하고요, 일하시는 분에게도 예의를 표하는 것도 한국에선 보기 힘든 거구요 .
4. 야스지로의 영화기법적인 문제는, 확실히 저당시에 다른 영화들하고는 차이가 있었겠지만, 현시점에서는 기법이 그다지 와닿지는 않겠지요. 상대적인 시점에서 위대하고 보는 것은, 그래도 생각하면 그 역사의 흐름을 알고 있는 사람에 한하지 않는 게 싶지 않나봐요, 결국에는 절대적인 시점으로 그 영화 효과가 그 부분에 사용하는게 효과적인가 아닌가가 결국 중요한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이영화에서 다다미방 사이로 오고가면서, 360도 공간활용을 드라마상으로 빠르고 잽싸게 담은 "ER"이란 미국드라마도 그렇게 보자면 기법을 효과적으로 차이내면서 사용한건 아닐까 싶기도 해요. 하긴 일본의 칸막이로 된 방의 구조가 이러한 활용을 이끄는 부분도 있겠죠.
나무 등이나 주위 사물을 보여주면서, 등달아 관람하는 사람도 상념에 빠지게 하는 부분도 호흡면에서는 좋았어요.
5. 이 영화도 그렇고 다른 영화도 그렇지만, 야스지로에게도 어떤 추리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참 스포일러 경고 했어요. "늦봄"에서 아버지의 진정한 의도를 보이는 면이나, "피안화"에서 뭐 '트릭이에요!'라고 외쳤지만 친구가 아버지를 유인하는 장면도 그러하구요. 하지만 이런 부분은 영화를 기승전결 식으로 구조적으로 만들어서 하나의 영화답게 만드는 방식으로 작용해요.
6. 아버지는 딸을 위해, 딸은 아버지를 위해서, 생기는 갈등 구조가 재밋어요. 단지 위하는것에 확실하냐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결국에는 서로를 위한게 맞다고 보는게 낫겠죠. 이런 갈등 구조가 답답하면서도 또 훈훈하기도 하죠. 딸들이 아버지 옷을 다 줄이는 바람에 바지가 아주 작아져 버렸다는 이야기 같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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